1. 웨딩홀 투어 주말에 하기
저희는 10년 차 커플로 둘 다 직장인이고 신랑은 서비스직이라 주말에 잘 쉴 수가 없고, 전 사무직이라 주말에만 쉬고 그래서 사실 휴무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아 사실상 결혼준비 날짜가 더 늦어졌습니다.
신랑 직장 때문에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이사오기 전부터 합가 해서 이미 같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저희는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었고 오롯이 식만 올리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나이도 있고, 이미 합가 해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끼리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법적으로 혼인신고와 양가 문제로 그래도 식은 올리고 제대로 살아야 했기에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게 될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했을 것입니다.)
그래스 폐백, 혼수 예단, 예물, 가전, 신혼여행, 스튜디오 촬영 등 일반적인 결혼준비에 필요한 과정들은 다 생략했고 식만 진행하기로 했답니다. 때문에 제일 중요했던 것이 웨딩홀을 잡는 일이었습니다. 다행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랑과 휴무가 주말에 맞아서 웨딩홀 투어를 주말에 하게 되었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던 것입니다. 웨딩홀이라고는 직장동료, 친구나 친척 결혼할 때나 가봤기 때문에 가본지도 너무 오래되기도 했었고 내 결혼식 때문에 웨딩홀 투어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답니다. (비혼주의는 아니었지만 결혼생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웨딩홀 투어를 주말에 하시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다른 분들이 실제로 결혼하시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웨딩홀의 실제 꽃 장식과 홀 분위기, 층고높이, 조명, 음향, 음악, 버진로드 등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일 중요한 보증인원을 따져봐야 하겠지만 호텔 2곳, 일반 웨딩홀 3곳을 투어 해 본 결과 아무래도 크고 조금 웅장한 홀들은 보증인원이 그만큼 많았고 또 이미 날짜가 다 잡혀있는 상태였으며, 그에 비해 홀의 규모가 조금 작은 홀 들은 보증인원은 적지만 하우스웨딩 같은 느낌에 큰 홀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예산과 상관없이 최상급 호텔에서 최고급으로 아낌없이 다 하시는 분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각자 본인들이 생각하시는 결혼식의 로망과 추구하는 삶의 목표와 행복의 기준은 다르니 어떤 걸 더 우선순위로 생각하시는지 잘 고민해서 결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결혼식은 가성비 있는 너무 호화스럽지도 그렇다고 너무 모양 빠지지도 않는 성의 있는 예식이었기에 물론 날짜가 선택에 여지가 없어서 작은 홀을 선택했고, 지금 웨딩사진을 보니 층고높이와 조명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만,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 동선 확인 하기
웨딩홀 선택에 있어서 무시 못하는 게 바로 동선입니다. 웨딩홀과 헤어, 메이크업 샵, 드레스 샵, 그리고 예식을 마친 다음 연회장의 동선이었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웨딩홀의 가장 큰 장점이 동선이었는데, 모든 곳이 전부 한 층에 있었기 때문에 너무 편리했었습니다. 새벽같이 준비해서 헤어, 메이크업을 마치고 드레스로 갈아입었는데 샵과 웨딩홀의 거리가 멀거나 다른 층에 있으면 아무래도 이동하는 동안 제 모습이 다 공개된다는 게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층에 단독홀과 단독 연회장이 갖춰져 있어 다른 예식팀과는 겹치지 않아 무엇보다 그 점이 제일 좋았습니다.
3. 예식시간 및 주말예식 혜택 비교하기
웨딩홀마다 하루에 예식 하는 팀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예식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발 빠르게 계약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저희는 너무 늦게 웨딩홀 투어를 하다 보니 코로나로 인해 부득이 몇 년 동안 식을 미루게 된 예비신혼부부들이 몰리게 된 탓에 날짜도 웨딩홀도 선택에 여지가 없었답니다. 보통 예식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연회시간은 2시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하루에 한, 두 팀만 진행하는 웨딩홀이라면 너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웨딩홀의 경우는 대략 1시간 30분 정도 시간적 여유를 두고 예식이 진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 가지 여기서 중요한 점이 예식시간인데 그날의 예식 시간이 첫 번째 인지 아닌지를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예식시간이 첫 번째라면, 연회장도 첫 번째로 우리 팀만 이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원판사진과 함께 홀에서 둘만의 사진을 식전에 찍을 수 있어 그만큼 예식을 마친 뒤 연회시간을 더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원판사진이라 함은 양가 가족, 친지 사진을 얘기하는 겁니다.)
저희는 일요일 12시 예식이었는데 처음 웨딩홀을 계약할 당시 저희 팀이 첫 예식인 줄 알았으나 나중에 최종 점검 차 웨딩홀 담당팀장님께 확인해 결과 바로 앞전 11시에 예식을 계약한 팀이 있었습니다. 보증인원이 많지 않아 사진 찍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물리적으로 앞전 시간의 예식팀과 연회장에서 잠깐 겹치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고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답니다. 그리고 예식 날짜를 정함에 있어서 제일 고민이신 부분이 아마도 요일 선택이실 것 같은데 웨딩홀의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날은 토요일 12시 예식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토요일 12시 예식이 가장 이상적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은데 제 로망이 저녁시간의 야외웨딩이었는데 어디까지나 로망이었고 당연히 양가에서도 토요일 점심에 예식을 하기를 원하셨지만 그 또한 선택권은 없었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이 주말예식 혜택이 달랐는데 이는 웨딩홀마다 거의 그렇다고 보시면 되고 토요일 예식 비용이 일요일 예식 비용의 배가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가장 크게는 식대에서 만원 정도 차이가 났고, 대관료도 비교했을 때 일요일은 거의 무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수준이었으며, 당일 일요일에 웨딩홀을 계약할 경우 추가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점심때의 예식을 선호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 같은 케이스의 예비신랑, 신부님이시라면 참고하셔서 계약하시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당일 계약에 이런저런 혜택을 받아 식대도 제일 저렴하게, 대관료는 무료로 계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4. 주차장 및 연회장 확인하기
어른들이 제일 신경 쓰시는 부분은 아마도 주차장과 연회장의 음식이지 아닐까 싶은데 보통 웨딩홀 투어할 때는 연회장을 둘러보기만 하지 시식을 바로 할 수가 없으니 음식 가짓수와 종류만 볼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음식을 먹어보지 않는 이상 실제로 맛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계약하고 나서 알고 보니 일단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저희가 식을 올렸던 웨딩홀의 음식이 맛있다고 이미 호평이 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저희는 안심했었고, 정확히 음식 종류가 몇 가지 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투어 했던 웨딩홀들 연회장과 그리고 음식을 비교했을 때도 흠잡을 때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주차장이 야외 주차장이어서 입, 출차하기에 편리했고 자리가 없어 고생하는 일은 없었지만, 아시다시피 저희 예식 날짜가 12월 18일! 그것도 12월 중에서도 하필이면 영하에 제일 추운 날이었고 전날 눈이 많이 왔던 터라 얇디얇은 웨딩드레스를 입고 야외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서 웨딩홀까지 가는 길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그 무거운 드레스 치맛자락과 제 개인소지품까지 챙기셨던 헬퍼이모님께서 제일 고생하시지 않았나 싶고 헬퍼 이모님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에 인사를 드립니다.
그러하니 혹시나 한여름이나 한겨울로 날짜를 잡아 야외에 주차장이 있는 웨딩홀을 선택하신 예비신랑, 신부님께서는 잠깐의 찰나겠지만 웨딩홀의 주차장 위치도 한 번쯤은 고려해 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쁜 드레스를 입고 맨발의 웨딩슈즈를 신은 신부를 위해서 말입니다). 실제로 저희가 투어 하려고 했던 한 웨딩홀이 있었는데, 굉장히 깊은 지하에 폭도 좁은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아! 여기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웨딩홀 안에 들어가 보지도 않고 신랑하고 곧바로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웨딩홀의 주차장은 무조건 입, 출차하기 편리해야 하고 넓어야 한다는 것이 국룰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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