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테일러샵 투어
이제 결혼준비가 막바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신부님의 웨딩드레스를 셀렉 하셨다면 이제는 신랑님의 정장을 셀렉하실 차례입니다. 시중에서 기성복만을 입어봤던 신랑한테는 맞춤정장은 로망이었습니다. 신랑은 직업특성상 정장을 입을 일이 전혀 없고, 나이가 나이인 만큼 경조사가 있을 때 입어야 하는 기본 정장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기본적인 정장 한 벌이 없다 보니 결혼준비로 겸사겸사 번듯한 정장 한 벌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알고 보니 본인이 입고 싶어 하는 스타일을 머릿속으로 그러고 있었답니다. 웨딩샵의 제휴업체로 플래너님을 통해서 테일러샵의 리스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테일러샵 리스트 중 저희가 투어 하기로 한 곳을 4곳이었는데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집에서 가까우 곳부터 동선이 편한 순서대로 움직였습니다. 그중에서도 플래너님이 추천해 주신 곳을 예약해 제일 먼저 방문했는데 저희가 쇼핑이나 어떤 서비스를 받을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혜택을 떠나서 그곳에서 일하시는 직원분의 서비스입니다. 요즘은 내돈내산이라고 하는데 내 돈 쓰면서 질 좋은 서비스를 받는다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하다못해 백화점을 가도 한 브랜드의 물건이 제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그 브랜드 직원의 서비스가 별로라면 저희는 무조건 그냥 나오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저희한테는 직원의 태도는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편입니다. 플래너님이 추천해 주셨던 첫 번째로 방문했던 그 테일러 샵은 직원이 여러분 계셨는데, 마치 공장에서 찍어 내듯이 신랑, 신부가 방문하면 형식적으로 상담하고, 마음에 드는 원단을 고르면 치수재고, 본사로 들어가면 테일러가 가봉해서 나오는 그런 시스템이었습니다. 물론 직원의 서비스도 별로였기 때문에 저희는 두말없이 그 테일러샵을 나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두 번째로 갔던 곳이 M브랜드의 테일러 샵이었습니다. 이곳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남자 직원분 한분과 테일러 명장분이 상주해서 치수, 패턴에서 가봉까지 원스톱으로 모든 걸 다 직접 하시는 샵이었는데 그 점이 무엇보다 더 믿음이 갔던 곳이었습니다. 이후 다른데 2곳을 더 갔었는데 여자분이 상담을 해주시는 곳도 있었답니다. 의뢰로 테일러샵에서 여자분이 상담을 해주시니 멋있어 보이기도 했었으나 M브랜드 테일러샵처럼 명장님이 상주해서 원스톱으로 해주시는 그런 곳은 아니었습니다. 금액적인 부분은 원단에 따라서 4곳 모두 비슷했는데 추가적으로 혜택이 달랐기 때문에 이 부분을 비교하시어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저희가 선택한 곳은 M브랜드의 테일러샵이었습니다.
2. 비스포크 맞춤정장 셀렉하기
아무 생각 없이 테일러샵을 방문했던 저희는 신랑의 원래 계획은 간단하게 형식적인 턱시도는 입고 싶어 하지 않았고, 기본정장이 하나도 없으니 베스트까지 세트로 한벌 맞추자는 계획이었으나, 막상 테일러 샵을 방문해 보니 어떤 걸 어디서부터 골라야 할지가 막막했습니다. 일단 맞춤정장은 일반과 비스포크로 나뉘는데 요즘은 가전제품도 비스포크가 대세 이듯이 일반 정장에 비해 비스포크 정장이 퀄리티가 훨씬 좋은 반면에 금액도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원단은 국내, 이태리, 영국 이렇게 원산지에 따라 금액이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까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또한, 원단은 스워치로 선택해야 되는데 스워치로만 봐서는 어떤 원단을 선택해야 되는지도 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샘플로 만들어진 재킷들을 피팅해 보면서 원단을 비교하기로 했는데, 원단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사전에 생각하신 스타일이 있다면 사진을 참고해서 가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턱시도는 일반적으로 대여를 하는데 대여되는 턱시도가 정해져 있었고 비스포크 맞춤정장에 비해서 아무래도 퀄리티면에서 좀 떨어진다는 게 사실입니다. 신랑이 선택한 원단은 제일 비싼 영국 원단에 헤링본 직조가 있는 그레이톤에 피크트카라 재킷과 베스트까지 있는 스타일인데 샘플이 디스플레이되어 있었는데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바로 선택을 했답니다. 보는 눈은 다 똑같은지 피팅한 모습을 보니 확실히 원단이 달랐는데 그게 또 제일 비싼 원단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바지는 슬림핏으로 핀턱이 없는 스타일을 선택했습니다. 워낙 슬림핏을 좋아해서 입었을 때 군더더기 없는 딱 떨어지는 스타일입니다. 원단을 고르고 나면 치수를 잽니다. 그러고 나서 1차 가봉에 들어가는데 약 2주 정도 소요되고 1차 가봉이 끝난 뒤, 피팅을 해보고 나서 불편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2차 가봉이 또 들어갑니다. 물론 예식날짜 기준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입니다. 저희도 테일러 샵에서 맞춤정장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미숙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1차 가봉이 들어갈 때 되도록이면 신부님이나 동행하신 분께서 꼼꼼히 잘 살펴봐 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신랑님께서는 입는 스타일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 자리에서 테일러님께 바로 말씀을 드려야 반영을 해주십니다. 저희는 예식을 며칠 앞두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발견해서 부랴부랴 다시 수선을 맡겼었는데 예식날짜가 너무 촉박해서 테일러샵에서 배려해 주신 덕분에 서브정장을 한 벌 더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수선이 잘 나와 맞췄던 정장을 예식날 입을 수 있었는데 사진도 잘 나오고 너무나 만족했답니다. 신랑은 나중에 콤비스타일로 한 벌 맞췄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3. 액세서리 셀렉하기
테일러 샵 별로 금액에 따라 혜택이 다른데 M브랜드 테일러 샵의 경우 셔츠, 타이, 수제화 등을 추가적으로 셀렉할 수가 있었고 같은 수제화라도 좀 더 저렴하게 맞출 수 있었습니다. 후기작성의 이벤트 행사도 있으니 잘 활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랑은 정장뿐만이 아니라 그에 맞는 구두도 없었던 터라 어차피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다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제화도 같이 맞췄습니다. 제가 워낙 구두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윙팁의 옥스퍼드화였는데 신랑은 윙팁이 싫다고 해서 보르도 컬러의 스트레이트 팁의 옥스퍼드화로 맞추게 되었습니다. 수제화는 엄청 편하다고 합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셔츠는 컬러나 디자인은 고를 수 없고 기본 화이트 셔츠로만 정장에 포함되어서 한벌이 나갑니다. 신랑님 사이즈에 맞게 수선도 가능하고, 커스터마이징으로 소매에 이니셜 자수도 새길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댓글